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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꼬(Taco)는 충분히 위대할 수 있는 음식이다”

 

‘따꼬’는 그 자체로 훌륭한 완성도를 가질 수 있는 음식입니다. 멕시코에 머물며 실감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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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육수의 평양냉면, 단순함과 적절함의 끝인 스시, 까슬까쓸한 크러스트안에 분홍빛을 내는 육덕진 스테이크처럼 정말로 잘 만든 따꼬 역시 그 완성도로 사람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따꼬가 그저 ‘재밌고’, ‘별미’ 정도 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때문에 ‘따꼬’가 진짜 완성도를 가질 수 있고 밀도가 있는 음식임을 비야 게레로를 통해서 꼭 알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수준의 따꼬를 손님들에게 대접드리는 것은 비야 게레로의 탄생전부터 가진 목표가 되었죠.

 

많지 않은 메뉴를 가지고 조그마한 따께리아에서 정말 놀랄만한 수준으로 조리된 속재료로 채워진 따꼬를 팔며 인정받는 따께리아(따꼬 파는집)와 따께로(따꼬만드는 남자)들의 자부심에 경외와 선망을 가지고 있었기도 하구요.

프리투라스 로이

<까르니따 따꼬 한가지 메뉴로, 하루 네시간 남짓한 영업을 하며 평일에만 일 400~500개의 따꼬를 팔던, 제가 일하던 따께리아>

 

준수한 정도로 요리된 여러가지 따꼬들을 다루기보다는, 멕시코의 그들처럼 제한된 가짓수의 따꼬를 멕시코에 가져가더라도 혹은 멕시코 사람이 먹더라도 ‘훌륭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극치의 수준으로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이 저희 지향점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저희 비야 게레로가 그 수준에 당도했단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그것이 중요한 점이죠. 아직은 저희의 수준은 걸음마를 아장아장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위대한 수준의 따꼬를 만들고 싶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따꼬(Taco)는 무엇인가

따꼬(클릭)가 무엇이냐. 또르띠야에 뭐든 얹어서 싸먹으면 따꼬입니다. 하지만 좀 더 일반적인 개념을 얘기하자면, 또르띠야 + 속재료 + 살사로 이뤄진 음식이죠.

 

#따꼬 = 또르띠야 + 꼰떼니도(속재료) + 살사&베르두라(야채)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위의 등식으로 따꼬를 설명해볼 수 있겠습니다.

 

#또르띠야

또르띠야는 따꼬의 기반입니다. 또르띠야에 대해 얘기를 꺼내보면 저희 비야 게레로는 완전히 만족하지 않는 밀가루 또르띠야를 사다가 쓰다보니 드릴 말씀이 별로 없습니다. 저희에게 이상적인 또르띠야는 신선하고 뽀송뽀송한 옥수수 또르띠야입니다. 멕시코는 지천에 널린 것이 당일 만들어낸 또르띠야를 파는 ‘또르띠예리아(Tortilleria)’이기에 걱정할 것이 없지만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그래서 항상 스스로 약간의 부끄러움과 손님들께 미안함을 가지고 100%만족하지 못하는 밀가루 또르띠야에 따꼬를 얹어내고 있고, 그래서 좋은 옥수수 또르띠야를 만들어 쓰는 여타 식당에 부러움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재료

또르띠야가 기본이라면 속재료는 신부고, 프리마돈나이고, 메인이벤트이자 주인공입니다. 현재 비야 게레로에서 가장 포커스를 두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따꼬의 이름이 속재료에 따라 정해질만큼 중요합니다. 조리방법이나 고기 종류등에 따라 까르니따 따꼬, 초리소 따꼬, 알 빠스또르 따꼬.. 무궁무진하죠.

 

동시에 한국에서는 굉장히 간과받는 것이 속재료이기도 합니다. 사실 멕시코에서 그냥 ‘돼지고기 따꼬’, ‘닭고기 따꼬’정도로 따꼬를 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속재료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멕시코에서 위대한 따께리아인지 여부를 가리는 기준역시 ‘속재료’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말씀드렸듯이 멕시코의 또르띠야는 거의 어디를 가도 훌륭합니다. 상향 평준화, 모든 따께리아에서 맛있고 신선한 또르띠야를 쓰기 때문이죠. 멕시코에서는 또르띠야는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부럽…).

 

그래서 멕시코에서 ‘까르니따 따꼬로 유명한 집’이라 한다면, 그건 ‘속재료인 까르니따를 맛있게 만들어내는 집’과 거의 동의어입니다. 저희 비야 게레로는 까르니따(클릭)초리소(클릭)가 주 속재료이구요.

 

#살사&베르두라(야채)

속재료 위에 얹혀지는 살사와 베르두라(야채라는 뜻인데요. 따꼬에 베르두라는 거의 다진 양파와 고수입니다), 분명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따꼬의 주인공은 속재료이기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겠죠. 속재료가 확실히 훌륭한 수준이라면, 살사와 베르두라는 거드는 것이 역할입니다. 급하게 비견하자면 스테이크 – 소스, 스시 – 약간의 간장, 평양냉면 – 식초&겨자처럼…

 

그래서 사실 ‘보편적 멕시코 스타일’의 따꼬는 치즈 소스나 사워 크림같은, 음식 전체의 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재료들을 따꼬 위에 얹는(때로는 덮어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정말 잘 조리된 스테이크에 케챱을 뿌리지 않듯, 감칠맛 나는 스시위에 데리야끼 소스를 뿌리지 않듯, 평양냉면에 라면스프를 뿌리지 않듯…

 

중요! 그러한 재료를 얹어내는 ‘타코’를 디스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야 게레로는 그런 스타일의 타코도 정말 존중하고 좋아합니다, 진심입니다.. 자주 먹습니다..

 

만 다른 종류의 따꼬일 뿐이죠. 여튼 위에 제가 필요이상으로 길게 쓴 내용들이 다 적절히 고려된 따꼬는 훌륭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따꼬를 손님들께 낼 수 있도록 궁리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라는 말로 황급한 글의 마무리를 해봅니다. 손님이 오셔서…

 

 

이정수, 따께로(Taquero) , 비야 게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