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잔치의 나라이자, 파티의 나라이다. 잔치와 파티가 동의어임을 감안할 때, 방금 문장은 중언부언이다.

 

자, 내가 있는 멕시코 시티에서는 매 주말마다 도시 어디선가, 무언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페스티발(스페인어로 Feria)은 그 대표적 ‘무언가’이다.

 

페스티발의 종류는 다양하다. 예술품, 옷, 음악, 음식 관련한 페스티벌이 있고, 혹은 모든 것이 조합된 경우도 있다. 더 생활에 밀접한 분류기준을 적용하면 입장료가 있는 경우가 있고 없는 경우가 있지라.

 

한편 내가 멕시코 시티에 있는동안 이미 살사(먹는 살사),  빠에야 페스티발 등이 개최되었지만 난 모두 놓쳤다. 몸의 피로 + 적절치 못한 타이밍 + 선약 등 전형적인 게으른 인간들이 대는 핑계들이 그 사유였지. 하지만 이번 페스티발은 놓칠 수 없었다. 왜냐면 따꼬 페스티발이었으니까. 내가 멕시코에 온 이유가 따꼬다. 이 페스티발의 정확한 타이틀은 ‘2a. Feria del Taco en Tlalpan 2014’이었다. 멕시코 시티 안의 ‘구’ 중 하나인 아름다운 시골 내음을 풍기는  Tlalpan의 센뜨로(동네 가운데에 있는 광장)에서 벌어진 이 페스티벌에 친구인 마리솔 & 요시오 부부와 동행했다.

 

잠깐, 여기서 근본적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자답해본다.   TACO, 따꼬 가 무엇인가!? 멕시코와 멕시코 국민에 대한 상징적 + 정신적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따꼬는 그들의 삶이다. 내 멕시코 사람 아닐지언정,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장이 아니다. 차장이 진급하면 받는 직급이 과장이 아닌 것만큼 명확하다. 따꼬는 멕시코 식문화의 근간이오, 주인공인 것. 이쯤에서 떠오르는 표현이 있다, 소/울/푸/드. 따꼬는 그들의 ‘소울푸드’일까? 글쎄, 소울푸드? 내가 보기에 따꼬는 소울푸드를 넘어선 그들의 소울 그 자체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건 직접 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해주리.멕시코에 당도할 수 있는 가장 싼 비행기 티켓이 170만원이라는 것도 덧붙이리. 배로 오면, 2018년 월드컵 전에는 도착할 수 있으리.   ‘리’자 라임 쩌네, 요새 샤워하면서 빈지노 랩을 좀 들은게 도움이 된 거 같다. 땡큐 K힙합, 혹은 멕시코에서 발음하듯, 그라시아스 K’힙홉’. 김보성의 으리 시리즈에 영향받지 않았다는 것도 첨언.

 

다시 한번, 따꼬는 무엇인가. 무엇을 따꼬라고 부를 수 있는가. 구글링을 해봐도 되고, 위키피디아를 참조해도 된다. 하지만 멕시코인도 아닌 내가 내리는 정의를 굳이 듣고자 한다면, 기꺼이 말해주리.  따꼬는 따꼬 파는 사람이 ‘이것은 따꼬야!’ 라고 하면 따꼬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지역적/행정적 차원에서 나폴리 피자의 타이틀을 쓰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세운 것 같은 기준은 없다. 그 옛날 팀버랜드와 냅튠이 희안한 뿅뿅사운드를 들고 나왔음에도 그것이 힙합이었던 것처럼, 킥복싱만 할 줄 알던 크로캅이었음에도 그가 후지타 카즈유키를 때려눕힌 경기가 종합 격투기였던 것처럼, 좋은게 좋은 것처럼…물론 당신은 ‘따꼬는 이래야 한다, 무엇이 어째야 하고 무엇이 저째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혹은 귀하가 그런사람일수도 있다, 그리고 난 이에 전혀 반감이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만난 멕시코 사람들은 ‘따꼬’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꽤나 느슨하고 개방적인 답변을 내어 놓았고 나도 이에 동의하는 바다.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따꼬의 큰 아름다움 중 하나이다.  머라고? 이 대답이 너무 ‘유기농 야채만 먹고 살며, 세계 평화를 외치며, 환경보호를 외치던’ 히피 따라쟁이 같은 의뭉스러운 답이라고.

 

그렇다면 다시 말을 해볼까. 굳이 따꼬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난 현재 내가 읽고 있는(동시에 한페이지를 이해하는데 한시간이 걸리는) 따꼬를 주제로 한 스페인어로 쓰여진 책을 인용해본다. 따꼬란, ‘라 산띠스마 뜨리니다드(La Santísima Trinidad, Holy trinity, 성스러운 세가지)’의 구성이다. 여기서 성스러운 세가지라 함은 첫번째로 또르띠야(Tortilla), 두번째로 고기, 해산물, 야채 등 내용물(스페인어 Contenido, 영어Contents) 마지막으로 살사(Salsa, 소스)를 얘기한다. 난 여기에 한가지를 보태고 싶다. 바로 베르두라(Verdura, 내용물 이외에 마지막에 가니쉬처럼 얹어먹는 야채들, 주로 다진 고수 + 양파)다. 보통 고기인 경우가 많은 따꼬의 내용물의 무거운 맛을 잡아주는 것이 이 다진 야채들, 즉 베르두라다. 맛의 밸런스 상이나 영양학적으로나 꼭 필요한 존재다.

 

아니 이럴수가, 페스티벌 얘기하기도 바쁜데 따꼬에 대한 얄팍한 철학을… 어느덧 글을 쓰다보니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났군. 따꼬 페스티벌에서 찍은 사진과 이에 대한 설명은 지금부터 급하게 써서 무리해보려 한다.   이 페스티발의 분위기는 야시장 분위기였다. 30개 가량의 천막에서 따꼬를 팔고 있었는데 빙빙 둘러보며 여러군데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사먹는 방식으로 구경했다. IMG_2327

 <양념한 닭고기를 바로 그릴에 구워서 따꼬로 팔던 가게, 두 번 사먹었는데 한번은 아직 살이 시뻘건 덜익은 닭다리를 내어줬다. 하지만 야시장이기에 따지지 않았다. 속에 피가 시뻘건 생닭다리를 받아드는 것도 야시장의 묘미이자 여행의 일부다.>

IMG_2329

 <같은 곳에서 팔던 파마산 치즈 치킨 따꼬>

IMG_2335<양고기로 만든 바르바꼬아(Barbacoa)따꼬집에 있던 양대가리>

IMG_2338<바르바꼬아 따꼬, 찐것처럼 부들부들하고 촉촉한 맛이다>

IMG_2336<그리들(철판) 왼쪽에 구운 후 다진 돼지고기, 롱가니사 등이 보인다. 주문이 들어오면 고기들 위로 쌓아 놓은 또르띠야로 바로 고기를 집어서 서빙해준다>

IMG_2352<야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그릴 소시지, 아르헨티나 식 그릴 구이를 파는 곳이었는데, 알려졌다시피 아르헨티나는 소고기로 유명하다. 소고기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보편적인 멕시코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소세지’들은 ‘먹어주는’ 음식들>

IMG_2348<역시 아르헨티나식 그릴 구이집. 길게 보이는 고기는 소고기 가슴과 다리 사이 살인 Arrachera(Skirt steak, 직역하면 치맛살로 보이나 치맛살과는 다른 부위인 것으로 파악)인데 일반 따꼬보다는 비싸지만, 그래도 스테이크에 비하면 정말 싼 부위. 상당히 맛있다.>

IMG_2346<아라체라 따꼬와 아르헨티나 스타일 초리소 따꼬>

IMG_2355<알 빠스또르(Al pator)따꼬, 고추/파인애플에 재운 돼지고기들을 켜켜이 쌓아서 흔히 알고 있는 케밥기계(vertical rotisserie, 스페인어로는 Trompo)로 익혀낸다. 중동 이민자들의 영향을 받은 따꼬이다. 얇게 여러겹으로 수직으로 쌓인고기가 돌아가면서 익는데, 불에 닿는 부분이 익으면 이 부분만 먼저 얇게 썰어내는, 도네르 케밥이나 Gyro와 방식이다. 직화로 구워진 부분만 얇게 썰어내니 바삭바삭할 수 밖에 없다. 바삭바삭하고 매콤하게 양념된 적당히 기름진 돼지고기를 싫어할 사람이 있나. 위에서 본 바르바꼬아의 촉촉하고 부들부들한 맛과는 정반대 매력을 가진 맛>

IMG_2356<오른쪽의 대파같이 생긴 야채는 쎄보예따(Cebolleta)인데, 살짝 탈정도까지 ‘파’류의 여느 야채가 그러하듯 단맛이 난다. 아래쪽의 동그란 뿌리 부분만 쏙 빼먹는다. 고기로 된 식사, 특히 고기를 구울때 빠지지 않는 야채>

IMG_2360<알 빠스또르 따꼬와, 그리고 얇고 넓게 저민 살코기를 바로 그리들에 구워낸 비스떽(Bistec)따꼬>

IMG_2361<사람들이 모이면 춤이 빠지지 않는다. 한켠에 밴드들이 와서 연주를 하고 사람들은 춤을 춘다>

IMG_2364<춤추는 친구 내외 요시오 라모스 – 마리솔 곤살레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