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나의 숙소는 두곳이다. 맨하탄에 안드레아스의 아파트, 브룩클린에 토니네 집을 흡사 메뚜기와 같이 왔다갔다하며 지내고 있다. 토니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토니 와일렌, 91년생, 토니와 만난것은 2006년 오레곤주의 포틀랜드에 팀 퀘스트라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던 때였다. 당시 미국 나이로 14살에 불과하던 꼬마녀석이 어른들 틈바구니에 껴서 굴려지다시피하며 레슬링, 주짓수를 하는 모습에 ‘어린 놈이 꽤 열심이군’하고 생각했었다.

여튼 토니는 나와 친구들을 꽤나 잘 따르던 꼬마였는데 나이답지 않은 음침함, 대중문화 특히 음악과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 또 컴퓨터 게임을 직접 프로그래밍해서 용돈을 벌던 비범함등이 적절히 뒤섞인 나이답지 않은 흔하지 않은 녀석이었다. 당시 한국에 있던 친동생 생각이 나서인지 특히 정이 가서 데려다니며 밥도 많이 사주며 예뻐했었다.

토니를 포함해 함께 운동하며 친하게 지내던 친구 몇명과 운동후 차이나 타운에 들러 쿵파오 치킨, 제네럴 Tso’s 치킨, 몽골리안 비프, 볶은 해물등과 함께 무한으로 리필해주는 흰쌀밥을 허겁지겁 먹고 다운타운을 헤매다가 집으로 가는 것이 주된 놀이코스이기도 했다. 우리는 나이차를 극복한 식도락 동료이자 베스트 프랜드였다.

2006년 토니와 차이나타운에서<2006년, 토니와 함께 단골집 골든 호스 중국식당의 이모님과>

 

한편 나는 포틀랜드를 떠나 한국에서 졸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토니와 연락을 끊지 않았고 그가 본인의 커리어 행로를 변경하고 이뤄나가는 과정을 – 자세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  파악하고 있었다.  2006년에 ‘UFC 파이터가 되겠다’던 14살 꼬마 토니는 2014년 어느덧 만 21살이 되어 브룩클린의 예술대학을 졸업한 예술가가 되었다.

 

토니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아마 지금으로부터 몇년전쯤이었을것이다. 항상 음식점을 차리겠다고 마음을 가지고 있던 나는 페이스북 이전에 득세를 하던 마이스페이스라는 SNS에 토니가 직접 그려 본인 페이지의 사진첩에 올린 그림을 보게되었는데,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토니, 내가 나중에 식당을 열면 벽에 걸 그림을 그려줄 수 있어?

 

토니의 대답은,  ‘당연하지!’였다.

 

그럼, 당연해야지. 당연할줄 알았지.

 

여튼 당시로서는 그다지 실현의 기약도 가능성도 옅기만 했던 그 인터넷 메신저 대화 이후로 몇년이 훌쩍 흘렀고 놀랍게도 나는 정말로 뉴욕에 와있다.  토니는 재능있고 실력있는 예술가이자 본인의 친구인 두명의 젊은 예술가와 함께 합작으로 나의 식당에 걸 그림을 그려주기로 하였다. 이 건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나와 토니, 토니의 여자친구 그리고 합작에 참여 하기로 한 로건  – 얼마전 한국에서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은 토니와 내가 2006년~2007년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차이나타운의 중국식당에서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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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동에 음식빠지면 섭하다>

예상대로 10분가량의 그림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한시간이 넘는 수다로 이어진 자리였지만, 내가 재능과 참신함을 갖춘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게 되었단 사실은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수염봐라, 어느덧 여러모로 브룩클린 예술가 느낌을 내는 청년이 된 토니<21살의 토니와 여자친구 섀넌, 조니뎁이 보인다>

 

결과물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