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음식이랑 상관 없는 글 + 정리가 잘 안된 사견을 골조로 한 글임.

 

언더아머, 스포츠 퍼포먼스 웨어 분야에서 큰 인정과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 한국에서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언더아머 마크는 어쩌면 여자들의 루이비통 가방과 비슷한 의미일지도.

 

나이만 어린 브랜드

한국 뿐 아니다. 언더아머는 미국에서도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쳐주는’브랜드인걸로 사료되고 심지어 가격도 나이키보다 살짝 비싸다. 한국의 경우, 정말 정말 심하게 비싸고, 여기 멕시코에서조차 ‘그래도 미국이랑 가까우니까 싸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져버리고  비싸다. 멕시코 복서인 카넬로 알바레스 스폰서 및 프로축구팀 유니폼 스폰서등으로 나서며 지명도까지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는, 돈이 없어 못사는 브랜드이다.

 

놀라운 사실, 언더아머는 1996년도에 런칭했다. 20돌도 안됐다. 90년대 중반은 이미 리복이 샤크 – 나이키가 조단을 앞세워 국제적으로 메이저 의류 브랜드로 거듭난 후다. 다시말해 언더아머가 시장에 출사표를 낸 시점은 나이키, 리복 뿐 아니라 아디다스 및 기타 공룡 브랜드들이 이미 제대로 자리를 잡았던 떄라는 것. 이미 시장은 성숙했었다. 봐라, 언더아머를 제외하고, 90년대 이후 런칭된 스포츠 브랜드 중 지금 ‘메이저’로 발돋움한 브랜드가 있나(뭐, 언더아머는 ‘메이저’라 본다). 이는 흡사 우리나라의 2세대, 3세대 경영을 해온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자리잡은 이후로는 ‘대기업’들의 출현이 끊겼다는 걸 미뤄보면 이해가 빠를지도. 성숙한 거대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디 쉽나.

 

여튼 언더아머는 20년도 안되는 기간에 ‘운동 성과, 즉 퍼포먼스를 위한 웨어 및 기어 일체 = 언더아머’라는 등식으로 운동 애호가들 머리속에 단단히 포지셔닝했다. 디자인도, 독특한 마케팅 캠페인도, 초창기에는 확실한 후원 운동선수도 없이 묵묵히 ‘퍼포먼스’만을 강조하며 커왔고, 이것이 통했다. 참고로 언더아머의 매출규모는, CEO 케빈 플랭크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그 30%가 여성 의류에서 나왔는데 규모는 5억불이었다고.

 

언더아머가 관심을 가지는 스포츠 종목을 살펴보면 이 또한 ‘퍼포먼스’만을 고집해온 행보만큼이나 우직하다. 나이키에 이어 2위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한 리복(실제로는 2위에 못미치는?)이 미국내에서 메이저 스포츠 스폰서 마케팅으로는 답이 안나오니까 크로스핏 + MMA + 피트니스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인데 언더아머는 여전히 나이키가 장악한 종목인 풋볼을 위시한 마케팅을 내세운다. 대표적 예가 NFL의 컴바인(각 팀 선수들 스카웃에 앞선 능력 측정 오디션 같은건데, 이 실황 자체가 큰 화제가 됨) 유니폼 스폰서( -참고로 NFL 시즌 중 시합 유니폼은 나이키에서 스폰서한다-). 덧붙여 언더아머는 역시 메이저 중 메이저 스포츠인 NBA 쪽 마케팅을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트랙&필드 등 기타 퍼포먼스가 정말 중요시되는 클래식한 스포츠 종목들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도 잊지않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언더아머 + 노틀담 대학

잠시 빠져서, 알기로는 미국 대학 스포츠의 스케일이라는 건 상상이상이다. 이 스케일은 물론 인기와 흥행력에 기인했을 터. 특히 4년제 대학 리그인 NCAA, 그중에서도 1부리그인 NCAA DIVISION 1에 소속된 대학교들, 또 그 중에서도 풋볼팀의 인기가 도드라진다. 대학교 풋볼경기가 우리나라 축구장보다 더 큰 스타디움을 유료관중으로 가득메운다니. 새삼 미국이라는 나라의 스케일에 놀라는 순간.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인디아나 주의 Notre Dame이라는 대학교 풋볼팀과 언더아머의 사연을 말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올해 2014년 7월부로 아디다스와 계약을 종료하고(!) 언더아머로 스폰서를 갈아탔는데, 후원 규모가 무려 9천만불이다. 계약이 큰 화제가 된 것은 당연. 뭐, 여느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비즈니스 관련 계약을 홍보할때 그러하듯, 9천만불이라는 액수는 분명 계약서상 모든 조항의 조건을 최대액으로 가정했을 때 나온 액수일 가능성이 크긴하다. 전체 계약기간 동안 계약서상 보장된 최대액수 + 계약서상 모든 조건(물품지원, 기타 무형의 제공품)까지도 모두 현금으로 환산한 액수일 가능성이 큰 것. 하지만 9천만불인데 뭐가 중요하리. 확인되지 않는 상세사항 및 조건부 조항을 배제해도 미화 기준 8자리에 가까운 후원계약, 그 규모가 괄목할만하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계약에 수긍하는데 도움이 될 숫자를 얘기하자면 Notre Dame 대학 스타디움은 8만석 규모다. 최대 8만석의 관중 동원력을 가진 팀 + 리그라면,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보다 시청률이 높지 않을까. 뭐 그럼 홍보효과야.. 스케일의 클래스가 다른거다.

 

음, 글을 쓰면서..아는척하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께름칙하지만 이어써본다. 여튼 이러한 배경지식을 깔고서 좀 더 들어가본다. 언더아머 채널을 유튜브에서 구독을 하는데, 그저께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클릭 – 언더아머에서 제작한 Notre Dame 유니폼 프로젝트 영상

아디다스와의 관계를 끝낸 이 대학의 풋볼팀과 언더아머는 신선한 출발을 해야했을거다. 당신이라면 이 큰 규모의 딜을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걍 조용히 지나갈 수 있겠는가. 북이라도 장구라도 쳐야 할 판, 그리고 새출발에 변화만한 것이 없다. 언더아머는 그래서 이 대학 풋볼팀의 변화를 꽤한다. 눈길을 돌린건 당연히 유니폼, 하지만 추측컨데 대학교 학생을 넘어 그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미국민들이 Notre Dame 대학을 기억하는 상징적 존재인 유니폼의 기본 색깔 배치나 디자인을 쉽게 바꿀수는 없지 않았을까. 찔끔 바꿔봐야 큰 티도 안나고, 그래서 언더아머는 유니폼의 베이스 레이어, 그러니까 속에 받쳐입는 쫄쫄이 그리고 헬멧의 디자인을 변화시킨다.

 

그 디자인 변화가 ‘그냥 보기에 이쁜것’에서 착안하느냐, 아니지. 걍 예쁘기만 한 디자인은 이 브론토 사우루스 급 스케일 새출발을 알리는 매개체로는 좀 얄팍하다. 그래서 언더아머는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자연스레’ 해당 대학교를 상징하는 존재들에 눈을 돌렸을 것이다. 대학건물 중 골든돔이라는 상징적 건축물의 황금돔의 문양패턴 및 색깔에서 영감을 받은 헬멧, 그리고 건물 내부에서 돔을 올려다 봤을 때 보이는 문양에서 착안한 베이스 레이어를 만든다.

 

이를 통해 대학을 상징하는 풋볼팀이 역시 대학을 상징하는 문양의 유니폼을 입고, 즉 전통과 자부심과 명분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는 그림이 그려지게 된 것. 물론 그 유니폼은 첨단의 끝을 달리는 퍼포먼스 브랜드, 언더아머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통이 첨단이라는 화법으로 구현된거다.

 

난 이 동영상을 보고 한가지에 주목하고 , 또 한가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주목하는 바 : 저 동영상은 언더아머의 향후 행보에 대한 힌트가 아니겠나 생각한다. 동영상에서는 컬러풀한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언더아머 스타일의 의류는 아니다. 언더아머는 원래 심플한 색깔 배치에 로고만 박은 디자인을 고수해오던 브랜드다. 굳이 그렇게나 심플한 디자인들만을 고수해온 이유는 퍼포먼스 웨어의 이미지를 공고히 가져가기 위한 행보였겠지? 퍼포먼스라는 일관되면서 명쾌하고 단순한 메세지로 소비자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래서  언더아머에게 예술적인 면모, 스타일리시함은 필요가 없어왔다. 오히려 섣불리 언더아머에 ‘아티스틱’한 이미지가 섞이면 ‘퍼포먼스 웨어 브랜드의 최고봉’인 언더아머의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기에 일부러 지양을 해왔지 않았겠나.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Notre Dame 대학교 관련 의류에 국한되긴 했지만 언더아머가 보여준 지금까지의 ‘큰’ 마케팅 맥락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난 이 프로젝트가 최근 언더아머의 일부 행보에 빗대면 일관성, 연속성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언더아머는 최근 1년 내외를 기점으로 언더아머 의류에 + 슈퍼 히어로 로고를 접목시킨 디자인의 티셔츠들을 만들어 판매한 바 있다. 캡틴 아메리카라던가, 슈퍼맨 로고가 전면에 대형으로 부각된 컬러풀한 디자인이었다(http://www.underarmour.com/shop/us/en/alter-ego). 뿐만 아니다. MMA 및 클래식 복싱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의 라이프 스타일 웨어 브랜드인 Roots of fight와 협업으로 이 브랜드의 시그니쳐 티셔츠들을 유통 및 판매한 바 있다(http://www.underarmour.com/shop/us/en/roots-of-fight).

 

이같은 예를 감안하면, 이번에 Norte Dame 대학교 프로젝트가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점진적으로 디자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읽히는거다. 특히 이번 ‘디자인’에 대해서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린 건 의미가 있다. SNS 플랫폼중에서도 휘발성이 강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가장 공식적 채널의 느낌을 가지는 것이 유튜브다. 타 브랜드의 유튜브를 봐도, 여타 SNS에 비해 게재빈도는 가장 낮지만, 그렇기에 가장 무겁고, 진중하게 대형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영상을 통해 설명하는 것이 유튜브다. 유뷰브는 뭐랄까, 공식 대변인과도 같은 SNS채널이다. 브랜드가 언론에 뿌리는 보도자료, 그리고 매체가 브랜드를 취재해서 나가는 기사 및 영상과는 또 다른 무게감이 있다.

 

그리고 언더아머 정도되는 브랜드는 유튜브로 전하는 메세지를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디자인의 강화에 대한 전초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는 이유다. 디자인, 단기적으로는 최근 크로스핏과의 의기투합으로 퍼포먼스 웨어에서 힘을 내려하는 리복, 그리고 건재한 No.1 나이키 등과 계속해서 치고받아야하는 경쟁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언더아머의 새로운 시도라고 본다.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언더아머의 디자인 시대가 슬슬 열린다’라고 얘기하는 느낌.

 

장기적 혹은, 궁극적으로는 언더아머에서 라이프 스타일 웨어(일상복)를 출시히거나 별도의 라인을 전개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추세가 그렇다. 아디다스도 나이키도 라이프 스타일 웨어 브랜드를 스핀오프 런칭한지 오래다. 언더아머도 결국은 성장하다보면 퍼포먼스 웨어를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 웨어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언더아머라는 투박하기 그지없는, 퍼포먼스 웨어 이외의 이름으로는 쓰기도 힘들거 같은 이름과 로고가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혹은 XXX by under armour 식으로 또다른 브랜드를 런칭할지도.

 

2. 동영상 시청 후 든 생각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이다. 한 명문 대학교, 그 명문 대학교를 상징하는 풋볼팀의 경기복에 그 학교의 유산(Legacy)을 디자인으로 녹여내고, 동시에 언더아머 브랜드의 핵심가치(의류 및 용품의’ 퍼포먼스)는 전혀 해치지 않는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화법자체가 동반상승의 구현은 차치하고, 동시에 지향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신-구, 기술-감성, 전통-첨단 등 이율배반적인 요소들을 잘 조합했다.

 

나 역시 비야 게레로라는 식당이 사람들과 가지는 모든 접점에서 멕시코, 더 정확히는 비야 게레로의 문화요소, 한국의 문화요소, 멕시코의 전형적 예술등의 요소를 고객들과의 여러개의 접촉요소(홈페이지, sns, 인테리어, Etc…)에서 독특하지만 이질적이지 않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이 영상을 관심깊게 봤다. 직접적으로 벤치마킹을 할 부분은 없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힌트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덧붙여 동영상속에서는 스치는 장면이지만,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들이 ‘Story’에 대해 골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 대해 얘기하자면 결국은 대학교의 오래된 건물, 그 자체가 스토리다. ‘스토리 마케팅’이라는 건 결과론적 / 분석적인 용어다. 브랜 드에 몸담은 자들이 그 브랜드를 위해서 골똘히 생각한 바, 쌓아온 바, 목표를 위한 일련의 행보들 일관된 철학에 기인한 의사결정 등이 축적이 되서 성공을 거둔것이고 그게 스토리가 된거다. 그러니까 ‘스토리’는 ‘결과’다. 그리고 이것은 ‘원인’에 기인한다. 그 ‘원인’은 그 브랜드가 쌓아온 그 모든 것의 총체다. 스토리의 존재를 위해 기본적 경영방식 및 철학이 필요조건인거다. 그래서 원인보다 결과인 스토리 창작에 골몰하는 ‘스토리 마케팅’이라는 그 용어는 조금 얄팍해뵌다. 머 그렇다고.

 

긴글은 시작하질 말아야지.. 뒤로 갈수록 밀도가 떨어진다. 요리 수업에 전념할 것임을 확실히 밝히며…

 

– 끝 –